누군가 오래전 만들어 놓은 지하실이었다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렸고흙냄새와 곰팡내가 섞여 있었다잊어버렸던 고통을 다시 들춰내는 냄새였다누군가의 비리를 알게 되었을 때의 그 비릿함이었다밀폐된 물건들이 그걸 입증해 주었다별똥별 하나를 집어들었다위험하게 반짝이는 초록빛이었다차갑게 빛나는 별이었다다음 생을 이야기하는 별이었다나는 지하의 세계가 위험하다고 생각했고우리 모두 언젠가 사라진다는 생각에몰두하였다, 그럼에도누군가의 비리는 계속되었고지하실은 더 가라앉았다나는 별을 잃지 않으려고 온 마음을 쏟으면서계단을 내려가는 발에 힘을 주었다 안혜경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지속되고, 이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뿐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작금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나마 병원에 남아 응급실·중환자실 등을 지키고 있는 전임의와 대학교수마저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3일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주요 대학병원에 투입한다는
희망을 가득 담은 훈훈한 봄바람에 마음을 실어 훨훨 날아 하늘 높이 두둥실 구름 따라 먼 길 떠났으면 하는데 추위가 물러설 줄 모르고 어제도 오늘도 찬바람이 가슴 속 깊이 파고든다.사람들은 꽃샘추위라 하는 데 꽃샘추위라 하기에는 너무 한 것 같다.왠지 금년 봄은 짓궂은 동장군이 길 떠날 준비를 하지 않고 한사코 서성거린다. 무슨 미련이 있어서인지 망설인다. 이러다가 여름마저 집어 삼켜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4월의 문턱 보통 때 같으면 대지를 점점이 초록빛으로 서서히 물 드려야하는데도 잿빛 들녘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따스한 햇살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났다.‘봄의 전령사’라고도 불리는 입춘은 우리를 봄의 문턱으로 들어서게 하는 반갑기만 한 2024년의 첫 절기이다.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따뜻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다’봄이 되니 주위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왔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원장 조윤경, 이하 고용개발원)에서‘경계선 지능 청년의 맞춤형 일자리 마련’을 위해 경계선 지능 청년들과 가족, 그리고 경계선 지능 청년을 고용한 사업주와 지원조직 관계자들과 함께 2월 23일(금) 서울 시
한 젊은이가 빵을 훔치게 된다. 가난과 배고픔으로 가엾은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 그는 붙잡혀 5년형을 선고받게 된다. 4번의 탈옥을 시도, 19년을 감옥에서 살다가 중년이 되어 출옥한다. 그 후 그는 미리엘 주교에게서 숙식을 해결하며 살게 된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값비싼 물건을 훔쳐 도망가다 붙잡히게 된다. 미리엘 주교는 그에게 은촛대까지 덤으로 주며 그를 구해준다. 주교의 자비심에 감화된 그는 사랑을 깨닫게 되고, 정치가가 되어 멋진 정치를 펴게 된다. 그 주인공이 장 발장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장편
시인은 폐교를 통해 인간의 소멸을 표현한다. 흰 새는 희망의 시간이며, 검은 이파리는 절망의 현실을 의미한다. 뚫고 지나갔다는 표현에서 이젠 희망이 남아있지 않음을 나타낸다. 새로운 아이들이 충원되지 않는 학교는 죽음의 현실이며, 휘어진 팔로 톱질하는 남자 또한 폐교처럼 낡아가는 존재이다. 그래서 떨어진 삶의 부스러기들은 오랜 입자들이며,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양식일 뿐이다. 때로 금가루가 날아다니는 것은 지난날의 화려했던 경력이나 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수리 중인 마지막 햇살에서 시인은 새로운 삶을 내비친다. 그것은 죽음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반격의 카드로 삼은 건 고대역폭메모리(HBM)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성능을 고도화한 제품으로 메모리 반도체 중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처리하고 전송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5세대 HBM인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6세대 HBM(HBM4)도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메모리 업계의 주도권을 되찾고 HBM 시장을 선점한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 중턱 어느 날 과천에 있는 청계산을 찾았다. 며칠 전 어린 아이 손바닥 크기만 한 함박눈이 쏟아졌던 뒤라서 하얗게 덮인 산야가 그럴싸할 것 같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꽉 채우고 눈길을 헤집고 나뭇가지를 움켜잡으며 때로는 손을 발삼아 엉금엉금 기어 겨우 고개위에 올라섰다. 마침 추위도 마다하지 않은 꼬마 산새들이 반겼다.내가 오른 곳은 청계산 옥녀봉이었다. 옥녀를 만난다는 기대에 차 있었으나 옥녀는 없었다. 옥녀를 대신하여 마중을 한 젊은이가 있었다. 젊은이는 라면과 오뎅을 팔고 있었다. 그 젊은이의 인사를
총선 시계는 쉼 없이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다.이제 50여 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총선, 그런데도 정치판은 아직도 선거구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못하고 있는 게 아니고 안 하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어느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코미디 같기만 한 정치판 현실이다.여당과 야당의 공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상식과는 거꾸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반발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의원이 무려 6명이 넘는다.
사랑은 쉼표이며, 영원할 수 없는 문장이다. 하지만 그 문장은 바윗돌같이 남아 세월 속에서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멈추어 있다. 쉼표는 언제든 또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잠시 짧은 호흡을 고르고 새롭게 달리기 위한 멈춤이다. 우리는 가끔 각인된 기억의 디딤돌을 짚으며 추억 속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근숙 시인은 한 대상을 만나고 나서 건너뛸 수 없는 정지의 순간을 느낀다. 그것은 오로지 한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며, 마음과 모든 감각이 한 방향으로 모인 절정의 순간이다. 나 자신은 없어지고 한 대상을 향해 멈춰진 사랑의 시간은
니체는 목표에만 사로잡혀 행동하다가는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있음을 우려했다. 사람들은 목표달성을 위해 때때로 우매한 짓을 저지른다.때로는 사람들이 목표달성을 위해 마음의 여유를 잃고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해 타산적 행동만을 중시인간적인 것마저도 모두 쓸모없는 짓이라 간주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의 인생자체를 잃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다시 말해 목표만을 향한 질주는 자칫 인생을 망친다.인간의 최대 관심사는 남부럽지 않는, 남부끄럽지 않게 보람된 삶을 추구하는데 있다. 그것을 망각하고 터무니없이 자신의 능력 한계를 뛰어넘는
의료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사들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이미 일선 병원에서는 수술과 진료 예약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등 의료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보건복지부가 주요 94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 78.5%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69.4%인 7863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부는 전공의 70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이 중 5976명이
감독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야 한다.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각종 악기가 서로 잘난척하며 소리를 내면 그 오케스트라는 어떻게 될까? 사상누각이다. 그 사상누각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지휘자이다.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에서 시냇물 소리가 나오고, 바람 소리가 나오고, 함박눈 내리는 소리까지 나온다. 때로는 천둥소리도 흘러나온다.클린스만 감독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보여준 역할은 글자 그대로 엉망진창, 오물급 사상누각 지휘자였다.카타르 아시안컵 축구는 끝났다. 그러나 그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승
시의 신선함은 개념의 파괴에서 온다. 개념의 파괴는 모호함으로 나타나며 확산하는 의미의 상징적 이미지로 드러난다. 기도하는 손 위의 노란 병아리와 손가락 끝의 해바라기는 꿈으로 묘사되며, 불꽃 같은 철쭉이 불을 붙임으로 강렬한 염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김금아 시인은 절망의 사막 너머에 아직 희망의 창이 열려있음을 본다. 그 창은 하늘과 연결되어 절대자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고 자신은 한낱 애벌레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매일 말씀을 먹고 배설마저도 기도가 되는 온전한 삶을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하나님은 멀리 하늘에 있는 피상적 존재가
개 눈에는 똥밖에 안 보이듯 정치인의 눈에는 사람이 표로 보인다. 저 사람은 내 표고 이 사람은 내 표가 아니다.2016년 초 어느 날이었다. 그날 지인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칠 팔 명이 만나 커피를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국회의원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인 K씨가 방문했다.자리에 앉으며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하고 명함을 건너며 인사를 한 뒤 옆 사람부터 한명 한명에게 살고 계시는 곳이 하고 물었다. 그리고 하는 말이 한 표 밖에 없구나? 라고 했다.그 말을 듣고 보니 그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 그 중에 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공세가 매섭다. 자본력을 등에 업고 초저가로 무장한 이들 기업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생태계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배우 마동석을 기용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깊숙이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MAU(월간사용자수)는 561만명을 기록했다.최근에는 한국 전문관인 K베뉴를 오픈해 LG생활건강·애경·한국P&G 등 생활용품부터 롯데칠성·삼다수 등
대통령들은 새해가 되면 신년대담 방송을 생방송으로 해왔다. 생방송이 주는 기대감은 왠지 모를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느낌이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존경과 신뢰를 받는 대통령도 없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기대감은 사라져버렸다. 게다가 생방송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소문에 국민도 등을 돌리고 말았다.윤석열 대통령의 신년대담 방송이 지난 7일 있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었다. 그러고는 약 1년 6개월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그런 기대 속에 생방송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까 은근 기다렸다.
여기에서 댄스는 혼자만의 춤이 아닌, 서로 보조를 맞추며 함께하는 놀이이며 즐거움으로 동행을 상징한다. 자신과 함께하는 춤은 화려한 춤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인간미가 있는 춤이란 것을 강조한다. 함께하기에 부족하고 일상적으로도 대단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소박한 기쁨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인생의 참된 진실을 찾아가는 삶이 있음을 드러내 보인다. 무거운 관계보다 가볍지만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관계, 댄스 하는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댄스가 끝나면 쿨하게 떠날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에게 얽매이지 않고 각
사람은 너나없이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떻게 사느냐를 떠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해 부모에게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사느냐는 자기 자신의 몫이다.뱀이 어떤 동물인가? 하등동물로 발이 있으면서 발로 걷지도 못하고 온몸으로 땅위를 기어 다니며 때로는 건물 벽 등 또는 나무 위를 기어서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하며 쥐도 잡아먹고 산다.인간의 탈을 쓰고 태어난 자식이 부모의 은혜를 모른다면 그런 자식을 둔 부모의 아픔이 뱀 같은 하등동물에 물린 것 보다 더한 아픔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걸 두고 환경이 어떻
'홍콩 ELS' 지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판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메시지를 반영해 잇달아 ELS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로 한 홍콩 ELS는 통상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H지수가 7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2021년 1~2월 당시 1만1000~1만2000선을 넘어섰던 H지수는 최근 5200~5300대로 주저앉았다. 총 판매잔액 19조3000억원 중 80%인 15조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