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기자
김두일 기자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옛 속담이 있다.

옆 사람이 죽어 나가도 모르는 맛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다 떠오른 맛!

돼지고기 냄새가 없고 겉은 바삭하며 속은 촉촉한 ‘돈카츠(돈까스)’, 여지껏 ‘이런 맛은 없었다!’라는 극찬이 이어지며 연돈의 돈카츠는 포방터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작은 시장, 포방터라는 생소한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바로 이 돈카츠의 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메스컴을 타고 전국에서 몰려든 맛객들의 기나긴 행렬은 결국 시샘과 불편함도 불러왔다. ‘호사다마’...결과적으로 연돈은 포방터를 떠나야만 했다.

‘헬기타는 의사’ 죽을 사람도 살리는 곳에 그가 있었다. 아니 그가 있어 죽을 사람도 생명을 건졌다는 게 올바른 표현일 듯. 그렇게 그는 그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고 싶었다.

날아서라도 가고픈 이의 심정을 아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마침내 그는 그토록 원하던 날개를 달았지만 영화제목과 같이 자존심도 목표도 이내 추락해 버렸다.

이렇듯 옆 사람이 죽어도 모를 맛을 내기 위해 쏟아부은 열정과 투자, 단 한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버린 진심은 세상 가운데 ‘님비’가 됐다.

‘Not In My BackYard’ 다른 곳은 몰라도 내 곁엔 안된다는 목소리들이 그들을 밀어내 버렸다. 결국엔 연돈은 포방터를 떠났고 이국종도 센터를 떠난다.

시장구석에 이름 없는 작은 식당이었을 뻔한 연돈은 그를 만나 포방터에서 밀려났고 또 그를 만나 새 둥지를 틀었다.

고집센 의사로 남을 뻔했던 그도 그를 만나 날개를 달았고 또 그를 만나 날개를 잃었다.

그런 그가 그를 만났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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