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섭 기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들 한다.

당연히 승자의 입장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게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치자.

그러나 역사를 기록하는 자가 해서는 안될게 있다.

역사적 사실을 자기들 입맛에 안맞는다고 뭉텅뭉텅 삭제하거나 자기들 논리를 뒷받침하려고 없는 사실을 창작하고 위조하여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다.

승자의 입장이 완벽하게 반영됐다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면 패자의 입장에 대해서도 갑론을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선상고사'는 단군 고조선부터 백제가 멸망하는 때를 마지막으로 책은 미완으로 끝난다.

웅녀이야기가 다인듯 알고 있는 고조선은 당시 최강의 한나라와 어깨를 겨룰정도의 세력을 떨치던 강성한 나라였다.

신채호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내용 중 날조되고 왜곡된 부분들을 방대한 역사 기록에 의거해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재해석한다. 

간난에 허덕였던 신채호의 독서량에 그저 경의를 표할 뿐이다.

물론 중국의 잘못 서술 된 역사책들도 신채호의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책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부식은 많은 부분, 특히 한민족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살릴 수 있었던 고조선, 고구려, 백제의 역사적 사실은 삭제하고 신라의 역사적 사실은 침소봉대 함으로써 '삼국사기'를 완전히 엉망진창인 역사책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렇듯 심하게 편향된 역사가의 잘못된 역사 서술은 결국 오늘날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 상고시대 역사를 왜곡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접한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다.

저작권자 © 수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