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 만에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유가 변동에 따라 운임에 추가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으로 최대 34만원 가까이 인상되면서,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소비자의 부담을 더욱 커지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예약 당시를 기준으로 항공권 가격에 포함돼 계산된다.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5월16일~6월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64센트다. 국제항공운수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407.47센트로 작년 동기 대비 124% 상승했다.

지난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월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가 적용된다. 22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로써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4만2900~33만9300원이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유류할증료가 최소 4만6900원부터 최대 26만7300원으로 결정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상회복으로 항공기 좌석 수요가 공급 증가세를 추월함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유류할증료까지 역대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 항공료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 높아진 유류할증료가 자칫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150만~200만원을 기록했는데, 현재 350만원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이는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항공운임이다.

고유가 상황은 항공사들의 비용 지출도 크게 증가 시켰다. 통상 연료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약 30% 가량을 차지하는데,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료비로 약 1조8000여억원을 지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약 8600억원이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탑승률에 따라 좌우되기에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유류할증료가 오른다고 해서 좋을 게 없다”며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항공권 가격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낮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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