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렬 기자
배성렬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가장 이슈가 된 사안 중에 동부구치소 문제는 그리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재앙을 맞은 서울동부구치소 사태는 아마도 역사적으로도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는 중론이다. 전체 수용자 2419명 중 48.5%인 1175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도 3명으로 늘어나는 등 1월 7일자로 확인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믿기 힘든 사태가 벌어진 것은 부실 방역이 낳은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고, 그 책임에서는 국가는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중대한 재난”이라고 규정할 정도여서 철저한 원인규명과 사후조치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동부구치소의 이 같은 재난 책임은 전적으로 법무부와 해당 구치소에 있다.  밀집도 높은 시설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데도, 마스크 조차 제때 주지 않고, 재소자들이 아비규환으로 이 사태를 예견하고 예방을 주장 했음에도 묵살 내지는 모르쇠로 일관, 끝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행태는 좌시 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작년 11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3주 가까이 쉬쉬하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부랴부랴 전수검사를 하는 등 초동대처부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러는 사이에도 법무부 장관은 교정 시설의 관리감독권이 상존하는데도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만 열중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러는 사이 감염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엇다는 사실이다. 곧 미필적 고의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 국가 책임이 발생한 것이다.

치료를 받다 사망한 한 수용자의 경우 유족들에게 화장 직전에야 알리는 등 반인권- 반인륜적 사례도 속속 드러냈다. 매일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법무부나 법무부 장관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용자들이 창문을 뜯고 깃발을 날려 국민들에게 “살려달라” 단말마의 절규가 보도로 알려지자 동부구치소는 이를 국가기물훼손죄로 확진자로 죽어가는 재소자들 단속에 더 열을 올리는 사이,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일에야 페이스북에 “송구하다”며 마지못해 사과했지만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

이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뿐 아니라 법무부 노조까지 추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치사상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은 법무부 장관의 책임이 명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의 책임은 명약관화한 일이고, 이 번 사태는 분명 이 사태를 불러온 모든 책임자들에게 여과 없이 그 책임이 부여돼야 한다는 점이다.

책임자들을 전부 처벌 하지 않는 우(愚)를 범한다면 제2, 제3의 동부구치소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던진다.

소상공인·기업인들에 대해선 온갖 규제와 감시· 처벌을 강제하면서 정부가 자초한 중대재해에 대해 한두 마디 사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이젠 국민들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며, 촛불 보다 더 한 국민저항에 부딛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다. 국민들은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다는 점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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