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쇼케이스
▲ 웹툰 쇼케이스

 

(임창열 기자)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위원장 김형배)가 9월 6일(월) 무한성장 중인 웹툰 IP의 가치 그리고 산업적 측면에서의 명과 암에 대해 알아보는 웹툰쇼케이스 ‘웹툰 IP의 무한진화 진단’으로 개막 3일차의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진행된 웹툰쇼케이스 ‘웹툰 IP의 무한진화 진단’은 박석환 만화평론가 겸 교수의 발제로 시작했다. 박석환 교수는 “미국에 코믹북, 일본에 망가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웹툰 IP 컴퍼니가 있다”고 운을 뗐다. 

박 교수는 ‘스위트홈’, ‘D.P.’, ‘이태원클라쓰’ 3가지 작품의 성공요인으로 “이 작품들은 시각적 측면에서의 캐릭터, 서사적 측면에서의 스토리, 기능적 측면에서의 어빌리티 이 3가지 요소가 강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석환 교수는 웹툰 IP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콘텐츠의 확장, 상품의 확장, 기업의 확장 세 가지 측면에서 언급했다. 그는 “대중적인 소비를 의미하는 콘텐츠의 확장(미디어믹스) 단계에서 사용자층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과정인 상품의 확장(머천다이징) 단계를 뛰어넘어 앞으로 ‘웹투니버스(웹툰과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향해가는 기업의 확장(플랫폼비즈니스)이 이루어질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과거에는 콘텐츠 판매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라이센스 판매 시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웹툰 IP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IP 확장의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이재민 평론가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재민 평론가는 “웹툰은 현재 드라마, 영화, 굿즈, 전시, 음악(OST), 오디오 드라마 등 높은 대중성을 확보하며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상품 콜라보레이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고, 웹툰 원작의 게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제는 게임 원작을 거꾸로 웹툰화 하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픽코마, 라인망가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작품이 연재되고 있는 것과 스튜디오화를 통해 작품의 퀄리티, 속도,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검증된 콘텐츠들이 글로벌 확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IP 확장의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IP 확장의 그림자’에 대해서는 “판타지, 액션, 로맨스 장르가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이런 상황이 고착화되면 독자들이 재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의 다양성 또한 중요하며,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플랫폼의 시장 독점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 이재민 평론가는 “국내 시장의 다양성을 위협하는 사례가 바로 독립만화의 감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 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석환 교수, 이재민 평론가의 발제에 이어 두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도 진행됐다. 두 사람은 웹툰 콘텐츠 IP 관리의 체계화, 웹툰 콘텐츠 제작의 자동화, 웹툰 콘텐츠의 융복합화, 글로벌, 양극화, 독과점 총 6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박석환 교수는 “콘텐츠가 과도하게, 성급하게 생산되는 측면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독과점 문제 역시 담합이 아닌 경쟁의 측면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웹툰 IP의 긍정적인 미래를 위한 방안에 대해 박 교수는 “개별 콘텐츠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충실히 준비해야 하며, 매뉴얼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재민 평론가는 “불법 웹툰의 유통과 관련한 차단, 관리 등이 반드시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축제 3일차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오후 7시부터는 ‘성숙의 지표’ 란탄, ‘자본주의 히어로’ 최준혁 작가와의 랜선팬미팅이 열띤 반응 속에 진행됐다. 랜선팬미팅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두 작가가 ‘독립만화가,  독립만화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독립만화에 대한 정의를 다루는 1부, 크라우드 펀딩과 독립 연재의 노하우를 전하는 2부로 구성됐다.

두 작가는 독립만화의 정의에 대해 “작가가 단독으로 제작한다는 특징만 갖고 있을 뿐 독립만화 자체로 어떤 장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이야기 했다. 독립만화가에 대한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간 코너에 ‘대중성’이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최준혁 작가는 “대중에 대한 작가의 분석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란탄 작가는 “그것을 어떤 비율에 맞춰 조립하느냐가 대중성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만화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묻는 독자의 질문에 최준혁 작가는 “혼자서 모든 걸 통제할 수 있고,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으며, 란탄 작가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만화적인 조형요소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두 작가는 랜선팬미팅을 통해 독립만화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팬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는 9월 4일(토)부터 12일(일)까지 9일간 ‘뉴 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되며, 공식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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