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리터(ℓ)당 2030원 선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리터(ℓ)당 2030원 선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7일 0시부터 돌입한 화물연대의 무기한 총파업을 촉발시킨 경유가격이 하반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일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해 수요까지 폭증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리터(ℓ)당 2030원 선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30% 인하를 단행했지만 첫주에만 반짝 효과를 봤을 뿐, 이후로는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2.28원 오른 ℓ당 2030.24원,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88원 상승한 2037.62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유 전국 최고가는 2990원이었다.

경유값은 지난달 12일 ℓ당 전국 평균 1948원으로,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4일 휘발유보다 먼저 2000원대에 진입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도 추월하면서 경유 가격이 무섭게 상승함에 따라 화물운송, 경유차량 운전자들은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 경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경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러시아산 경유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이 넘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수급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경유가격(황함량 0.001% 기준)은 6월 첫째주 배럴당 166.4달러로 전주 대비 16.8달러 늘었다. 연초 92.4달러에 대비해 무려 80% 넘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재고가 부족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이번주는 휘발유 가격이 2달러 정도 올랐는데, 경유 가격은 10달러 이상 오르는 등 경유가 상승폭이 심상치가 않다”며 “앞으로 가격 상승폭이 좀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에서 증산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적은 양이고, 6월부터는 드라이빙 시즌 시작,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조치 해제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기름값이 앞으로 계속 시차를 두고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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