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730원(18.9%) 인상된 금액이다. 

21일 오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주축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근로자위원들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적으로 산출한 적정 실태생계비 시간당 1만3608원의 80%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영계는 이날 노동계가 발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폐업하라는 얘기냐" "터무니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경영계는 6월 23일 최초안을 발표한다.

경영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결 수준을 최초안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영계가 올해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2019년, 2020년 심의에서 경영계는 각각 -2.1%, -4.2% 삭감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저임금 주요 결정기준 분석을 통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조정요인 진단'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이 법적으로 지켜야 할 임금 하한선이므로,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해진 이상 내년 최저임금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소상공인의 평균 영업이익은 19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최저임금 근로자가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손님은 늘었지만 배달비를 비롯해 최근 물가가 껑충 뛰면서 남는게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심의에는 최저임금 정책 대상 생계비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소득층 생계비까지 포함된 전체 평균 생계비가 아닌 최저임금의 정책 대상이 되는 중위수 대비 60% 수준의 생계비를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

또한 경총은 2018~2019년 물가상승률이 각각 1.5%, 0.4%에 불과했음에도,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인상된 점을 들어, 이제는 물가가 높으니 최저임금을 또다시 크게 인상하자는 논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임금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인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네 가지 결정기준 등 주요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코로나19 여파와 최근 복합적인 경제위기에 더해 우리 노동시장에서 2018~2019년 최저임금 고율인상의 충격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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