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패스, 일본 JR그룹이 발행하는 외국인 여행객 대상 철도 승차권이다.(사진=수도일보)
JR패스, 일본 JR그룹이 발행하는 외국인 여행객 대상 철도 승차권이다.(사진=수도일보)

JR서일본 등 철도운영사가 단기 방문 외국인 대상 철도 패스 가격을 지난 1일 인상했다.

엔데믹 시대 외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일본을 찾으려는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 최근 비상이 걸렸다. ‘철도 왕국’으로 철도가 발달한 일본을 관광하는 외국인들에게는 필수로 통해온 저렴한 가격의 외국인 전용 열차 승차권인 재팬레일(JR)패스 요금이 ‘폭탄 인상’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이달부터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내·외국인 모두에 대한 열차 승차권 가격 차별에 대한 불만과 일본을 찾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결정이다. JR을 운영하는 JR그룹은 지난 7월 가격 인상에 대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상에 참여한 운영사는 JR서일본(오사카), JR큐슈(후쿠오카), JR훗카이도, JR시코쿠 등이다.

일본의 광범위한 JR 철도망은 19,000km 이상에 달하며 JR패스 하나로 일본 전역에 깔려있는 철도 노선의 모든 지역을 저렴한 가격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여행하는데 가장 경제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을 상징하는 고속열차인 신칸센까지 이 승차권만 있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탈 수 있어 외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매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8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최대 90일까지 무비자협정으로 체류할 수 있는 외국 관광객들이 일본 방문 계획을 재고해야 할 정도로 대폭적인 인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자 대상 JR서일본 간사이 패스(1일권 기준) 현행 2400엔에서 2800엔으로 400엔 인상되었고, JR서일본 전지역 패스의 경우 2만6000엔으로 3000엔 가까이 인상되었다. 또한 7일권 일반 차량용(기존 2만9650엔~3만3610엔)이 5만 엔으로 올라 최대 69% 인상됐고, 그린 차량용(3만9600~4만4810엔) 7일권은 7만 엔까지 올라 최대 77% 인상됐다. 다만 6~11세의 어린이 승객에 대해서는 종전대로 50% 할인이 적용된다.

현재 JR패스 7일권의 가격은 도쿄-오사카 신칸센 왕복 티켓 가격과 거의 동일하다. 이로 인해 JR 패스를 구매할 수 없는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최근 방일 관광객의 급증과 고물가로 인해 과거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운임요금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항이라고 한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와 현지 매표소 2개 경로로 구입할 수 있었던 판매 방식도 지난 1일부로 JR매표소 판매가 종료되고 사이트 판매로 통합운영됐다.

 

‘폭탄 인상’, 재팬레일(JR)패스 요금이 이달부터 대폭 인상됐다.(사진=수도일보)
‘폭탄 인상’, 재팬레일(JR)패스 요금이 이달부터 대폭 인상됐다.(사진=수도일보)

△JR패스 가격인상...일본의 배신?

일본 정부가 지난해 가을부터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외국 관광객들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전국의 유명 관광지가 방문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어서다.

외신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일본의 최고봉이자 핵심 관광지로 유명한 후지산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당국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이로 인한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훼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주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관광객들의 소비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물가를 올리고 있다며, 해결책 중 하나로 ‘이중가격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면 지역 기반 시설을 유지하고 수요를 통제하기 위한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며. 동시에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가격을 낮게 유지하여 경제성을 보장한다는데 있다.

실제로 신흥 개도국(네팔, 캄보디아, 태국 등)들 중 외국인에게만 관광지 입장료를 부과하는 곳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인 관광객들은 올해 들어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56만9100명으로 코로나 펜데믹 이전인 2019년 8월과 비교해도 84.3% 늘었다.

이어 대만(39만6300명), 중국(36만4100명), 홍콩(20만6300명), 미국인(13만8400명) 순으로 일본을 찾았다. 지난 8월까지 방일 외국인(1518만9900명) 중 한국인은 432만4400명으로 28.5%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본이 이처럼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배경에 국제 관광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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