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다.(사진=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다.(사진=뉴시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위산업 분야의 폭넓은 협력을 위한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23일(현지시간)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성명에는 양국 간 협력 분야와 방향이 포괄적으로 명시될 예정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민감한 국제정세에 대한 안보협력 등 다양한 주제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공방어 시스템, 화학무기 등 중요한 방위산업(방산) 협력에 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으로 대공 방어시스템, 화력 무기 등 방산산업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K-방산 수출은 유럽, 호주, 동남아는 물론 중동지역에서도 탄력을 받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시각) 리야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방위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무, 경제, 사회, 문화, 국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담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합의했으며 문안 내용은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협력 프로그램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방산 분야의 대규모 협력에 대한 계획이 이제 최종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부연 설명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방산 수출 실적이 173억 달러(약 23조4000억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2021년 73억 달러(약 9조8000억원)에 비해 2.4배나 증가한 수치다.

김 차장은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중동 순방을 계기로 방산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예상 계약 규모나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리야드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직면한 잠재적 위협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는 다양한 안보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사우디가 구입 중인 무기체계의 종류와 수량 등을 공개하면 주변국들이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사안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성사 막바지 단계에 있고 규모와 액수가 상당히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간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사용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요격미사일을 긴급히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해 11월 방한 때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에 관심을 표명했었던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와 방산 협력을 적극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17일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와 이어 지난 3월 7일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도 회담을 갖고 한-방산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회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혁신 노력에 지지를 표명하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방산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해 연례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 직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023년 서울안보대화’ 참석을 위해 방한한 칼레드 빈 후세이 알 비야리(Khaled bin Hussei Al Biyari) 국방부 정무차관과 회담을 갖고 방산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43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의 무함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24일(현지시각)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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