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케미칼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사진=포스코퓨처엠)

우리나라 세관에 해당하는 중국의 해관총서와 상무부가 지난 20일 3종의 고민감성 흑연의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오는 12월부터 이차전지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이번 통제는 수출 금지와는 다르지만, 수출량의 감소나 허가의 절차 강화가 예상되기에 우리 배터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흑연의 중국 의존도가 90%가 넘기 때문이다. 업계는 급히 재고를 확보하고 수급의 다변화에 대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잇따라 광물의 수출을 경제적 무기로 삼으려 하자, 본격적으로 탈중국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체재로 삼는 인조흑연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거나, 차세대 제품이라 여겨지는 실리콘 음극재의 개발에 집중하려는 것.

24일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인조흑연 94.3%와 천연흑연의 97.7%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연은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이차전지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핵심원료다.

이번 중국의 조치로 인해 수입 절차는 월등히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통관 지연이나 최악의 경우 수출 금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중국이 지난 8월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의 수출통제를 시작한 뒤 수입이 아예 한 달 이상 멈춘 전례가 있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7월 26일 ‘양·음극재 경쟁력 강화 위한 금융 지원 MOU’를 우리은행과 체결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7월 26일 ‘양·음극재 경쟁력 강화 위한 금융 지원 MOU’를 우리은행과 체결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가장 큰 고심을 하는 기업은 아무래도 포스코퓨처엠이다. 국내 유일의 음극재 양산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적정 재고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통제 시작까지 한 달 이상의 기간이 남아 있기에 재고 비축량을 최대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또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 음극재 원료를 자회사를 통해 직접 생산하고 있어, 중국의 수출통제에 생각만큼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 측은 이번 통제를 계기로 내년에는 인조흑연의 생산량을 2배 이상 늘이고, 오는 2026년까지 7배 가까이 생산량을 올린 5만 8천 톤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해 인수한 테라테크노스(현 포스코실리콘솔루션)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23일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23일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도 중국의 조치에 대한 대응을 위해 TF를 구성하고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포스코퓨처엠, 소부장 공급망센터, 배터리협회, 광해광업공단 등과 함께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업계는 공동으로 TF를 구성·가동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 등과의 협의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 강화한 이후 오히려 국내 소부장 사업의 활성화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일본 의존도가 급격히 낮아진 것처럼 이번 중국의 통제 조치를 기점으로 국내 소재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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