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소 럼피스킨병 전국적 확산으로 전남 함평군 함평가축전자경매시장이 텅 빈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경매는 이날 럼피스킨병 방역을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사진=수도일보)
지난 24일 소 럼피스킨병 전국적 확산으로 전남 함평군 함평가축전자경매시장이 텅 빈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경매는 이날 럼피스킨병 방역을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사진=수도일보)

소가 걸리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2주 안에 전국 모든 소에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백신 210만 마리 분을 추가로 긴급 도입하고, 소 럼피스킨병 백신 400만 두 분을 긴급 도입한다고 말했다.

백신은 지난 29일까지 이미 189만 두 분이 들어왔고, 여기에 사전비축 물량 54만 두분을 더해 243만 두 분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부된 상태다. 내일 210만 두 분이 추가로 도착하면 모레부터는 모든 지자체에 백신 공급이 완료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빠른 접종을 위해 정부는 일단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에는 백신 접종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소 50두 미만 농가는 약 7만 호로 소 120만 두 정도를 기르고 있는데, 931개로 편성된 접종반이 이 농가들을 돌면 5일 내외에 접종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0두 이상인 농가는 한정된 인력을 고려해 직접 접종하도록 했다.

방역 당국은 자가접종 농가에 정확한 백신 접종 방법을 숙지시키기 위해 '올바른 주사법'이 담긴 홍보물과 자료를 백신과 함께 배부했다. 백신 접종 시 소를 진정시키기 위해 보정요원까지 필요할 만큼 주사법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없는 청정지역을 유지해온 유일한 지역인 전라남도까지 뚫린 소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접종 노력의 속도와 정확성이 전염병 퇴치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파리 등 주로 흡혈 곤충을 통해 감염된다. 당초 방역 당국은 서해안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으로 예측했지만,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DMZ)를 통해서도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에만 감염되는 전염병 증상은 고열, 단단한 혹과 같은 피부 결절이 특징이라고 한다.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여러 분비물이나 정액 등을 통해서 접촉 전파 사례가 일부 있지만 공기 중으로는 옮겨진 사례는 없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지만 우유 생산량이 줄고, 유산이나 불임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법령상 방역수칙 미준수 시 농가의 살처분 보상금을 삭감했지만 해당 질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점에서 조기 신고를 위해 '살처분 보상금'을 모두 지급키로 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 권재한 실장은 "피하 주사를 접종한 경험이 없거나 고령 등으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자체가 시도수의사회와 협의하여 접종 지원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모든 소에 럼피스킨병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예상이다. 그러나 백신은 접종 후 최대 3주 후에 항체가 형성된다.

따라서 접종이 완료되더라도 3주 안에는 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기 같은 흡혈곤충 방제를 철저히 해달라고 정부는 당부했다. 정부는 3주 뒤에 발생 상황, 방어 수준 등을 평가한 뒤 발생농장의 살처분 범위 조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30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확진 사례는 61건으로, 이와 별개로 4곳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전국 소 사육 축산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는 럼피스킨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나타난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다. 이후 2012년 중동지역으로 퍼지면서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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