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여당이 경기도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 정책에 이어 '공매도 한시 금지'를 적극 추진하면서, 내년 총선 경쟁에서 기선 제압에 나선 모양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등 전 종목의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간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시장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불만을 표현해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상환기간이 통일되고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길 희망했다.

금융당국은 "외국인과 기관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돼 우려가 매우 높다.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의결했다"면서 "공매도 금지기간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 재개 이후에는 공매도로 인한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에 개인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공매도 금지를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 4일 올라온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매도를 3~6개월 정도 금지하고 제도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을 통해 "드디어 민심을 받아들였다.", "공매도 금지는 아주 만족한다. 제도 개선도 만족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공매도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상환기간은 90일로 한정돼 있는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기간은 1년이다. 여기에 상호 합의 하에 언제든 연장 가능해 사실상 무기한이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이자는 1% 미만 수준으로 낮고, 기간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한 이자가 적용된다. 반면 개인은 2.5~4% 수준의 이자를 내야 한다. 즉, 장기간에 걸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선거용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금지기간 동안 개인과 외국인,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통일해야 한다"면서 "지난번 공매도 금지 당시와 같이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면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지 국민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담보 비율도 통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20%로 기관과 외국인의 담보비율 105% 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초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40%에 달했으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120%로 하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개인들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 ▲공매도 총량제 실시 ▲대차·대주시장 통합 ▲개인투자자 보호 TF팀 운영 ▲전 증권사 불법 공매도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의정 대표는 "(금융당국이)개선을 하겠다고 말 했지만 한시적인 기간 동안 가능할지 다소 의문이 든다"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의식으로 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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