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취임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역대 가장 생산적인 논의'로 평가했다. 양 정상은 이날 군사 대화 재개 및 펜타닐·AI 관련 합의를 이뤘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센프란시스코에서 시 주석과 4시간여에 걸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했던 것 중 가장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회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촉구해 온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가 합의됐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국과의 군사 대화에 그간 일방적으로 응하지 않아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군 대 군 소통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그간 군사 대화가 중단됐던 상황이 우려스러웠고 오해와 사고를 부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날 회담을 계기로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는 물론 미·중 방위정책조정협의, 미·중 해상군사협의 관련 회의도 재개하기로 했다. 전구 사령관 간 통화도 재개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된 펜타닐 관련 합의도 이뤄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펜타닐을 비롯한 합성 마약을 포함한 국제 불법 마약 제조와 밀매 대응에 양자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합성 마약 관련 자국 대응에 진전이 있으리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펜타닐 전구체 화학 물질 생산 기업 추적에 동의했다고 한다.

첨단 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기초적 수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양 정상이 정부 대화를 통해 첨단 AI 시스템의 위험성에 대응하고 AI 안전을 증진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도 언급됐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 준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국에 인도·태평양 동맹에 대한 방어 약속이 철통같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에 대한 지지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경쟁적"이라면서도 "이를 합리적이고 관리 가능하게 해 충돌이라는 결과를 피하는 게 나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요 민감 현안 중 하나인 대만 문제에 대한 온도차는 여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양국 간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하나의 중국 정책 불변 및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향후 양안의 차이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미국의 수출통제, 제재가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한다며 제재 철회와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평한 대우를 언급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 소재 자국 기업의 불이익과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신장, 티베트, 홍콩에서 중국 공산당의 인권 유린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전히 시 주석을 독재자로 칭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He is.)"라며 "우리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정부 형태에 기반한 공산주의로 국가를 운영하는 독재자"라고 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여전히 지속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언급됐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이번 회담에서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