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섭 취재부장
윤용섭 취재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영향력은 상당하다. 야권의 언터처블 권력이라 불릴 정도다. 국회에서 180석을 차지하고 있는 원내 1당의 대표라서만이 아니다. 역대 최다 득표를 한 대선 낙선자이면서 당대표 경선에서도 높은 득표율(77.77%)로 당선됐다. 소위 '개딸'로 불리는 강성 팬덤의 절대적 지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종종 그의 발목을 잡는다. 야당 대표로서 넘사벽의 장악력과 지배력을 지닌 그에게 이는 당안팎에서 비판의 빌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순항중이다. 민주당 주도의 '이재명 사법 리스크' 방어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손준성, 이정섭 감사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두 검사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함께 탄핵안이 발의됐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탄핵을 앞두고 기습 사퇴했다.

일단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카드로 한숨을 돌린 듯 하다. 하지만 이 대표 수사의 바통을 특수통 안병수 검사가, 신임 방통위원장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넘겨 받을 예정이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은 것이다. 후임 예정자들은 이동관과 이정섭, 두 사람보다 더 강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이다.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홍일 현 국민권익위원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강골 검사다. 윤 대통령의 대검 중수부 2과장 시절 상사이기도 했다. 언론개혁을 법률에 기초해 밀어붙이면 민주당에 크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이 대표 수사를 실무적으로 이끌게 될 수원지검 2차장 안병수 검사도 만만히 볼 인사가 아니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에 속했던 그는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서울중앙지검·부산지검 특수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특히 안병수 수사팀은 지난 3일 이재명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경기도청을 전격 압수수색 한 전력도 있다.

지금 이 대표에게 닥친 사법 리스트는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폭로한 '쪼개기 후원'과 '법인카드 유용'을 묶어 영장을 재청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지휘 검사 탄핵 시도로 영장 재청구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때문에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당을 분리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방탄 민주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당 대표인 그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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