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총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12일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기현 대표가 이틀간의 숙고 끝에 13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지휘 아래 새 지도체제를 꾸려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헌 당규상 대표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새 대표를 뽑을 수 있다. 하지만 118일 앞으로 닥친 총선 일정상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대표 권한대행인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 설치를 결정하면 비대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등 선거기구를 꾸릴 수 있고, 공천 '물갈이'와 '인재 영입' 등 선거 업무 전반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

다만, 윤 원내대표만으로 총선을 치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대중성과 중도 확장성을 지닌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윤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3선 이상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고 조기 비대위 구성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 구성에 속도를 낸 것은 김기현 대표 사퇴에 따른 업무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진석 비대위는 9일, 주호영 비대위는 15일만에 구성된 바 있다. 이제 관심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이다. 당 안팎에서는 비정치인 출신보다는 정치인 출신 쪽에 다소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김한길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공동대표를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새 정부 출범을 도왔다. 최근까지 윤 대통령과 독대할 만큼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이 당내 일부에선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역할론도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분위기 반전 등을 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 장관이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판을 새롭게 짜기 위해서는 한 장관 같은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비대위보다는 선대위를 맡기는 게 맞다"고 의견을 전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내각에 있을 때 관련 현안과 이슈들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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