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대위원장 추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대위원장 추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지명됐다.

국민의힘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며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 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윤 원내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제안받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수장을 맡아 '스타 장관' '조선제일검'으로 불린 한 장관은 이제 비상시국 여당의 사령탑으로서 111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한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밝혀 사실상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되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여당 대표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니 '검찰 공화국' 이라는 공세를 더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큰숲 경로당'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며 다만 한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총선 후 조건부 수락을 언급한 것을 두고 "집권여당과 정부는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경우가 너무 많다"며 "결국 시간을 때우고 현재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이 최근 김건희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지적하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몰카 공작'이라며 일축하는 부분에 대해서 "한동훈식 내로남불, 김건희 여사 구하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한 장관이 여당 간판으로 나설 경우 민주당에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 '검사 대 피의자'로 여야 구도가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민주당이 몰리는 상황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그렇게 되면 정치인 한동훈의 폭발력까지 감안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한 장관이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검사 이미지를 희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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