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거리./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 거리./뉴시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명동 상권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면서 최근 상가 공실률이 크게 낮아졌다. 

대규모 글로벌 브랜드들이 상가 입점에 나서면서 한때 50%를 넘었던 상가 공실률이 줄었고,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가두상권 중 공실률이 가장 낮은 상권에 올라섰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간한 '2023년 4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가두상권 평균 공실률은 18.7%로 전 분기 대비 0.8%p(포인트)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4%p 감소했다.

이 중 명동의 공실률은 1년 전보다 33.0%p 감소한 9.4%로, 6대 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 한남·이태원·청담) 중 하락폭이 가장 컸고, 공실률은 가장 낮은 상권으로 올라섰다.

임대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 임대 가격지수 변동률은 1.32%로 전 분기(0.29%) 대비 1% 이상 상승했다.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명동 상권은 공실률이 감소하며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수는 10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관광객이 많은 찾는 명동에는 외국인들을 겨냥한 K-뷰티, 패션 등 관련 점포가 들어서고 있다.

명동 다음으로 공실률이 낮은 상권은 한남·이태원이다. 기존에 자리 잡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외에 최근 국내 신진 디자이너 및 뷰티 브랜드들이 새로 진입하고 있다.

홍대는 대로변 신축 빌딩을 중심으로 메디컬 업종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전년 동기보다 3.5%p 감소했다. 청담에서는 럭셔리 주얼리, 하이엔드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진출했거나, 문을 열 준비 중이다.

반면 강남과 가로수길 상권은 공실률이 상승했다. 비교적 높은 임대료와 인근 세로수길의 상권 축 확장, 성수와 같은 대체 상권이 부상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으로 명동 상권 부활이 가속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명동 일대 일부 노점상들의 '바가지요금'도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 중구청은 사업자 등록, 카드 단말기 설치 지원과 함께 붕어빵·어묵·오징어구이 등 주요 인기 메뉴 10개 품목의 가격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관계자는 "최상위 명품 브랜드 수요가 견고한 가운데 불황 속 가성비를 내세운 소비가 주목받으면서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는 등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환경 속 리테일 시장이 향후 성장 여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수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