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154kV 이상 고압 B·C는 13.5원, 고압A는 6.7원이 오른다.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154kV 이상 고압 B·C는 13.5원, 고압A는 6.7원이 오른다.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뉴시스

한전이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한전은 2분기 연료비 조정요금 기준이 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

한전이 누적된 적자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까지 겹쳐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상당함에도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은 고물가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전은 연결 기준 영업손실 4조56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대비 86% 줄어든 수치로, 낮아진 국제유가와 전기료 인상에 힘입어 지난해 3·4분기 기록한 흑자가 작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은 막대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는 43조원, 부채는 200조원을 넘겨 지난해 이자 비용만 4조4517억원에 이른다. 국제 유가 역시 3개월 만에 약 10% 상승하며 호의적이지 않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3월 평균 브렌트유는 배럴당 83.97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83.4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79.88달러를 기록했다.

환율 역시 불안 요소다. 당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22.4원(21일 기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금리 인하 등 환율 상승 요인도 남아 하반기에도 환율이 안정세를 유지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인건비 감축, 투자 축소, 자산 매각, 희망퇴직, 영업망 광역화 등 25조7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추진 중이지만 요금 인상을 통한 매출 증가가 재무 개선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기요금을 동결한 한전은 3분기부터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적극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요금 동결 기조가 적용될 시기를 상반기로 제시했던 만큼 하반기에는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게다가 다음 달 10일 총선을 치르는 점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한전은 물가 변동 추이를 보며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7개월 중 지난 1월(2.8%)을 제외한 6개월 동안 3%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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