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메가토크 현장
만신=메가토크 현장

 

‘눈으로 만난 영화제’. ‘하이브리드’와 ‘안전제일’을 기조로 한 제24회 부천국제판탁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를 지칭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상영관과 행사장, 그 어디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눈으로 만난 영화제’라는 것이다. 

이를 대표하는 행사가 바로 GV(관객과의 대화)다. 총 53회를 가졌다. 일반 GV 33회, 영상 GV 9회, 메가토크 8회, 무대인사 2회, 마스터 클래스 1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 “30초 만이라도 마스크 내려주면 안 돼요?”라는 요청이 일고는 했다. 하지만 42회(영상 GV와 마스터 클래스 제외한 43회 중 잠시 마스크를 내린 뒤 다시 착용하는 사례가 한 차례 발생함)를 사전에 고지한 대로 진행했다. 마이크 중복 사용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 오픈채팅을 통해 질문을 받고, 모더레이터가 대신 묻고 감독·배우가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모두가 코로나 19 감염 확산 및 악플 난무를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였다.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 GV 현장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 GV 현장

 

■ “한국 현대사의 끔찍한 고통·공포, 메시지 담아”

제24회 개막작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 GV는 개막 다음 날인 7월 10일(금) 밤에 열렸다. 각본·연출을 맡은 이명 감독은 “개막일(7월 9일) 1년 전 오늘 첫 촬영을 했는데 딱 1년 만인 같은 날에 개막작으로 상영했다”고 밝히자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와 관련, 제작가 이춘연 대표(씨네2000)는 “부천과 씨네2000의 인연이 남다르다”고 했다. “부천에서 <여고괴담>(1998)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이 상영된 데 이어 <더 테러 라이브>(2013)가 폐막작으로 소개된 뒤 크게 성공했다”면서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는 개막작이니까 엄청 성공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이명 감독은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에 대해 “한 시사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은 어느 여고생의 이야기가 영화의 출발점”이라며 “한국 현대사의 끔찍한 고통과 공포, 그것이 던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했다. 모교에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로 열연을 펼친 김서형은 “소품 하나로도 등골이 오싹했고, 너무 놀라서 우느라고 촬영이 지연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여고생 ‘하영’으로 김서형과 호흡을 맞춘 김현수는 “소름과 공포 외에 다른 다양한 감정과 메시지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간호중= 배우 이유영·감독 민규동
간호중= 배우 이유영·감독 민규동

 

■ 안희연·이연희·이유영 등 <SF8> 주역 총 출동!

<SF8>은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를 표방한 프로젝트다. 제24회 BIFAN 특별전  ‘SF8 in BIFAN’에서 8편이 모두 상영됐다. <SF8>은 근미래의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로봇·게임·판타지·호러·초능력·재난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소속인 8편의 감독과 주요 출연진이 메가토크에 참여해 관객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만신>의 노덕 감독과 배우 이연희·이동휘는 <SF8> 메가토크의 스타트 주자로 관객들의 열기를 자아냈다. <간호중>의 민규동 감독과 이유영, <하얀 까마귀> 장철수 감독과 안희연·신소율·이세희, <블링크>의 한가람 감독과 하준, <우주인 조안>의 이윤정 감독과 김보라·최성은, <인간증명>의 김의석 감독과 장유상, <증강 콩깍지>의 오기환 감독과 최시원·유이 등이 관객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 개봉(7월)과 MBC 방영(8월)에 따른 기획·완성 과정에 잇따른 우여곡절을 번갈아 소개했다. “극장 상영은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BIFAN에서 특별전을 마련하면서 <우주인 조안> 등 몇 편은 극장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5.1채널로 사운드 믹싱을 새로 했다”고 밝혔다. “극장 상영은 BIFAN이 유일하다”면서 “극장에서 보니까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달리 해외 작품은 영상 GV로 진행했다. <바보 타로> <무쇠가족> <흑마술: 보육원의 비밀> <돌아온 사람들> <세인트 모드> <펠리컨 블러드> <랩시스> <배드 테일즈> <유물의 저주> 등이다. 이 9편의 감독은 각 프로그래머가 관객을 대신해서 작성한 질문에 대해 답하는 영상을 보내왔다. BIFAN의 담당 프로그래머는 영상 소개 전후로 촬영한 관객들의 환호를 각 감독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엑소시스트>의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는 프리드킨 감독과 다큐멘터리 <윌리엄 프리드킨 엑소시스트를 말하다>의 알렉산더 O. 필립 감독의 대담으로 진행했다. 필립 감독이 BIFAN 산업프로그램 ‘환상영화학교’ 학생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을 프리드킨 감독에게 하고 프리드킨 감독이 답하는 형식으로 주목을 끌었다.

제24회 BIFAN은 하이브리드와 ‘안전제일’을 기조로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수칙 준수는 물론, 상영관의 경우 열화상 카메라와 최첨단 출입구형 에어샤워 제품을 설치·운용하고, 1일 4회 방역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16일 막을 내린 뒤 2021년 제25회 영화제 대장정에 나선다. 

/임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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