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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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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 바람
  • 수도일보
  • 승인 2022.06.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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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보면 안다. 섬이 왜 슬픈지. 아무것도 막아주지 않는 허공 같 은 물 위에서 혼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는 사람 도 바람 불고 파도치는 날 바다에 서면 피부로 느끼고 온몸이 전율하게 된다.

육지에서는 큰바람도 막아주는 언덕과 산이 있어 거세다는 것은 나무의 흔들림에서 알게 되는데 바다에서는 작은 바람도 크게 느껴진다. 그것은 빈 곳이 많기 때문이다.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다. 공기는 빈 자라 를 찾아 쉬지 않고 흐르고 빈 곳의 크기에 따라 질량이 다르다. 섬은 지형 상 막아주는 것 없이 흐름이 빠르고 움직임이 커서 큰 바위도 견디지 못 한다. 조영희 시인은 바다에 가서 섬을 마주했다.

섬에는 유독 바람이 세 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의문이다. 혼자 묻고 대답하지만 의문은 더욱 커진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수의 없이 죽은 어부들과 관 에 들어가지 못한 채 묻힌 해녀들, 길 잃은 아이들의 슬픔을, 그뿐만 아니 다. 제 몸의 피를 다 쏟아놓은 채 모가지 뚝뚝 떨어진 붉은 동백은 어떤 가.

무슨 사연을 품었기에 꽃잎이 흩어지지 않은 채 모가지가 꺾이듯 떨 어지는가. 바다는 그렇게 슬픈 존재였던가. 사람의 삶은 허무하다.

금방 지나가고 마는 시간의 촉수를 보지도 못하고 느낄 새도 없이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다.

바람에 시달리는 섬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 슬픔 을 간직한 채 추위에서 피어나 뚝 떨어지고 마는 동백꽃, 이런 것들과 삶 은 닮았다. 시인은 그것이 슬프다.

삶은 왜 허무한가를 말하지는 못하지 만 섬의 현실에서 삶의 단면을 보게 되어 허무함을 더 느낀다. 그러나 우 리는 대답하지 못한다. 왜 허무한지를…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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