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류근원
동화작가 류근원

10월, 왠지 모를 가슴 설레는 달이다.

5월과 함께 1년 중 법정 공휴일이 제일 많은 달이다. 또한, 단풍 소식으로 우리의 발길을 산과 들로 유혹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10월이 시작되었다.

산림청이 지난 25일 ‘단풍 예측지도’를 발표했다. 추석 연휴 동안 설악산에는 첫 단풍이 들었다. 이제 단풍 전선은 하루 25km의 빠른 속도로 남하해 10월 중순에는 전국에서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보이다.

설악산 10월 20일, 북한산 10월 29일, 지리산은 10월 24일쯤 단풍이 절정기라고 한다. 끝물 단풍이 드는 내장산에서는 11월 4일쯤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올해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그로 인해 단풍이 예년보다 늦지만, 일교차가 커지면서 단풍 자태는 여느 때보다 화려하고 고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풍드는 산과 들이 마냥 우리의 발길을 잡아끌 것이다. 어디 이뿐일까?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의 날’ 1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문화의 날은 국민의 문화 의식을 높이고, 문화 활동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10월 셋째 주 토요일이며 올해는 경찰의날과 겹치는 21일이다.

올해 문화의 달 기념행사는 ‘1004섬, 예술로 날다!’를 주제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 일대에서 열린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행사이다. 주 행사장인 뮤지엄파크에서는 104대의 피아노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사한다. 해변 무대에서는 눈 쉴 틈 없는 비보잉 경연과 주변에는 신선한 해산물 식재료를 이용한 먹거리가 풍성하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렌다.

어디 이뿐이랴. 전국지자체마다 문화축제가 10월 한 달 내내 열린다. 집 밖만 나가도 행사를 볼 수 있을 정도라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이다. 축제가 있는 곳에는 늘 먹거리가 따라다닌다. 마음과 배가 함께 풍족한 10월이다.

10월은 이렇게 문화축제가 많아 볼거리도 많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묵상의 달이기도 하다. 10월이 되면 고등학교 시절 배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며’가 떠오른다. ‘낙엽 타는 냄새가 갓 볶아낸 커피 냄새로,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라는 구절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한, 어디론가 떠난 여행지에서 우체통을 볼 때마다 유치환의 시도 떠오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라는 구절을 떠올리며 작은 우체국에서 엽서라도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도 10월이다. 잊었던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고, 떠가는 구름만 봐도 어디론가 마냥 떠나고픈 10월이다. 나뭇잎 흔드는 바람 소리만 들어도 떠나고픈 계절이다.

이제 2023년도 석 달 남짓 남았다. 내가 서 있는 위치와 주변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그동안 앞만 바라보며 달려왔던 시간을 돌아보며 차분하게 자신을 찾는 여유를 갖게 하는 것도 10월이 주는 선물이리라. 그런 아름다운 10월이 활짝 문을 열었다.

 

 

저작권자 © 수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