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장 시인
이오장 시인

권력을 쥘수록 삶이 힘들고 많이 가질수록 더 힘들다. 그렇다고 권력 아래 굽실거리고 가난하게 살면 힘들지 않을까. 그때는 더 힘들다. 만약 하늘에 올라 아래를 굽어보는 삶이라면 힘들지 않을까를 생각하지만 그곳에 오른다고 힘들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어디에 살고 얼마를 가졌든 산다는 건 힘들다. 사람은 깨우친 동물이기 때문이다. 깨우친다는 건 안다는 것이고 그 앎으로 인해 다른 것에 비교하며 그 비교의 차이로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게 사람의 삶이다. 그러나 우선은 많이 가지고 많은 권력을 쥐려고 노력한다. 그것 때문에 더더욱 힘들어 지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평범한 것이 가장 보편적인 삶이지만 평범을 벗어나려는 욕망이 힘들게 하고 자신이 평범하다고 느낀다는 것 자체가 힘듦의 원인이 된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같은 크기로 적용되며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홍금자 시인은 삶의 끝을 쥔 시인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부귀하게 살아왔든 부족하게 살아왔든 삶은 같기 때문이다. 수많은 삶의 고개를 넘어오다가 관절이 닳아 염증이 생기고 절뚝이는 몸으로 걸어와 식구들을 살펴야 했던 시절을 고난이라고 하지만 인생의 과정에서 본다면 보람된 삶이다. 삶의 목적이 사랑의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부양하여 후대를 잇는 것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은 의무이며 행복이다. 하지만 힘들었다. 허리뼈가 휘어지고 다리에 힘이 빠졌는데 숨쉬기가 어렵고 심장의 고통을 감지한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고 있으며 그 차이는 없다. 그래도 고백처럼 내놓는 한 마디는 삶의 철학이다. "생은 공허한 것"이라고, 한 생의 의미를 그리고 삶의 가치를 셈하였으나 결국 허무한 것이 삶이라는 진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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