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장 시인
이오장 시인

고난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명당을 차지하고 넉넉하게 산다고 해도 정신이 있는 한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게 사람으로 아주 사소한 것을 고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삶은 의외의 연속이다. 오늘은 평탄했는데 내일은 황야를 걷게 되고 안락하다고 느끼기 전에 풍파는 찾아온다. 항상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다. 또한 반복이다. 산 너머에 산이 있고 강이 끝나는 곳에 강이 있다. 강은 흐름이며 삶을 뜻하고 그 삶의 끝은 없는 것이며 언제나 진행형이다. 그래서 삶은 힘들고 어지럽다. 김덕겸 시인은 삶의 중간을 넘어 이제 끝머리를 잡을 때다. 지나온 역경과 시행착오는 많은 시련을 줬고 현재의 만족을 밀어낸다. 그것을 회피하기에는 늦었지만 애써 외면하는척한다. 속으로는 강 끝에 강이 있고 벼랑위에 서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부정의 손짓을 한다. 등 뒤에 남긴 발자국이 망각의 강으로 흐르지만 앞에 흐르는 강은 어둡기 때문이다. 산다는 건 고목에 기생하여서라도 꽃을 피워야 정상이다. 나의 생명이 중요하고 타의 생명은 내가 살아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우쳤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현재가 중요하며 내일은 또 다른 오늘이므로 자신을 위하여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오늘 발 앞에 놓인 강 끝은 동풍에 시들지 않는 꽃이다”고 말하는 것은 생명을 가져오는 바람인 탓이다. 그 동풍이 불어오는 한 내일은 항상 오늘이 되며 삶은 지속된다는 시인의 바람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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