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내 한 커피숍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유리로 만든 빨때’(빨간 원)를 제공하고 있다. 일회용품 규제가 지난해 11월 24일 시행된 후 1년의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수도일보)
지난 4일, 시내 한 커피숍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유리로 만든 빨때’(빨간 원)를 제공하고 있다. 일회용품 규제가 지난해 11월 24일 시행된 후 1년의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수도일보)

오는 24일부터 종이컵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자영업자들에게 일회용품 규제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이 따른다.

지구가열화 현상으로 지구환경을 지키자는 목소리에 플라스틱 빨대는 이제 ‘1888년에 최초의 종이 빨대’로 돌아가면서 ‘친환경 빨대’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부(자영업) 매장에서는 기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유리나 종이 빨대 등 친환경 빨대의 경우 플라스틱 빨대보다 제조비용이 2배 이상이라 부담이고, 종이 빨대의 경우 사용시 특유의 맛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회용품 규제가 지난해 11월 24일 시행된 후 계도기간 1년이 곧 종료될 예정이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 영세 사업장에선 규제로 인한 직원들을 추가로 고용하는 등 경영난 등의 이유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투와 같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오는 24일부터 본격 시행 되면,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식당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편의점에서 일회용 봉지 사용 금지' 등 모두가 규제되고 퇴출 대상이 된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계도기간 연장이나 규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현장의 목소리에 계도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부 품목은 규제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대안도 없이 계도기간만 연장한다는 것은 이러한 규제를 유명무실화하고 추후 시행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에서다.

정부는 일방적인 규제로 일회용품 사용을 강제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자발적 동참으로 줄여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며, 획일적으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종이컵 사용은 풀어주고,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비닐봉투 규제는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소상공인 건의 사항을 토대로 일회용품 감량 목표는 달성하면서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행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지구가열화 대응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노력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안쓰기’ 운동이 확산되었다. 미국의 경우 5억 개의 빨대가 하루에 사용된 후 폐기처분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빨대가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으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5밀리미터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생물들 체내의 축적되어 생태계의 악영향을 상당히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사회는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협약을 발 빠르게 준비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가는 문제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국이 플라스틱 대량생산·소비 국가인데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은 상당히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빨대의 사용을 영유아나 초등생을 제외한 성인들의 경우 사용금지와 사용을 원할 경우 환경부담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좀 더 실효성 있는 친환경 정책으로 다가가는 건 아닐까...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안쓰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플라스틱 빨대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사진=수도일보)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안쓰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플라스틱 빨대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사진=수도일보)

△종이빨대의 배신…플라스틱 빨대 대안 아니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친환경으로 인식되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만큼이나 인체 유해하고 환경의 대안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8월, 유럽에서 다양한 종이 빨대 제품을 검사한 결과, 조사 대상 90% 제품에서 생분해가 어려운 화학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 70%에 조사 대상 제품에서만 동일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연구진이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브랜드 친환경 빨대를 상대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했다. PFAS는 자연적으로는 잘 분해되지 않고,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유해해 세계 각국이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39개 브랜드의 검사를 통해 27개(69%) 품목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전하며, PFAS는 모두 18종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종이 빨대의 경우 20개 제품 중 18개(90%)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제품을 코팅하는 과정에서 PFAS가 빨대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소량의 경우 PFAS는 해롭지는 않지만, 체내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화학적 작용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기업들이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라 홍보하지만 PFAS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매혹적인 빨대의 역사’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수메르인들은 빨대 사용의 선구자였다. 그들은 또한 역사상 최초의 맥주 양조업자로도 알려져 있다. 역사적인 기록에 따르면 수메르인들은 맥주가 담긴 큰 항아리에 긴 빨대를 꽂아 맥주를 마시는 방법을 고안했고 한다. 이를 통해 표면에 떠 있는 발효 부산물 아래의 액체(맥주)를 빨아 마시며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스미소니언 협회의 레멀슨 발명 및 혁신 연구 센터(Lemelson Center for the Study of Invention and Innovation)에 기록에 의하면, 1888년에 최초의 빨대(음용형태)는 미국인 마빈 스톤(1842-1899)에 의해 발명되었다고 한다.

어느 여름날, 마빈 스톤은 선술집에서 칵테일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빨대로 사용하던 호밀 줄기가 지저분하고 짚 냄새로 인해 제대로 술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는 곧 연필에 얇은 종이를 감고 접착제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종이 빨대를 독창적으로 고안했다. 그가 담배 두루마리 제조 회사에 근무했기 때문에 가능한 발상이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빨대의 매혹적인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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