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류근원
동화작가 류근원

지인 중에 야구광이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유명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메이저리그 유명 선수들의 이름까지 훤하게 꿰뚫고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선수의 시합날엔 비행기를 타고 미국까지 날아가 응원을 할 정도이다.

특히 ‘하성킴’이라 불리는 김하성 선수의 시합날에는 만사 제쳐 두고 미국까지 날아간다. 그야말로 야구광 중 야구광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경기장의 김하성을 연호하는 응원의 함성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한다. 그의 손과 발이 움직일 때마다 관중은 매료되고, 절로 하성킴을 연호하게 된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어느새 어깨가 올라가고 내가 김하성 선수가 된 듯한 묘한 환상에 빠져들 정도이다. 한 개인의 힘이 이토록 많은 사람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까?

미국의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 프로야구 중 가장 수준 높고 유명한 리그이다. 한 마디로 모든 야구선수가 선망하는 꿈의 무대이다. 전 세계 모든 스포츠 리그 중 미식축구리그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익을 자랑하는 리그이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선수들은 경기장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그런 메이저리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내야수인 김하성 선수가 꿈의 기록을 세웠다. 개인의 영광은 물론 나라의 품격까지 한껏 올려 놓았다.

하성킴이라 불리는 김하성, 우리나라 메이저리거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1957년 제정됐다. 유틸리티(utility)는 만능선수를 의미한다. 스포츠 경기에서 여러 포지션을 두루 잘하는 선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포지션만 잘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김하성은 2루수, 3루수, 유격수까지 오가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틸리티 수비수로 우뚝 섰다. 유틸리티 부문은 올해 신설된 것으로 초대 황금글러브를 품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김하성 선수는 이제 메이저리그 3년차이다. 2022년부터 ‘하성킴’을 연호하는 구호가 꽃피기 시작했다. 그가 이 골드글러브를 품기까지 얼마나 힘든 노력을 했을까? 얼마나 많은 구슬땀을 흘렸을까? 그의 앞날은 이제 탄탄대로이다. 메이저리그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 야구선수 중 박찬호가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섰다. 그가 1997년 다저스 소속으로 활약할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 모든 것이 바닥이었다. 나라 안팎으로 어려웠던 시기였다. 박찬호는 ‘코리안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100승을 달성했다. 당시 박찬호는 그의 뛰어난 실력으로 온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선수이다.

이후 많은 야구선수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코리안리거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추신수와 류현진을 들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이외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뛰지 못하고 국내로 복귀했다.

이제 김하성 선수로 인해 김하성 꿈나무들이 쑥쑥 자라날 것이다. 그 꿈나무들이 메이저리그를 휘어잡아 골드글러브까지 평정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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