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류근원
동화작가 류근원

지난 11월 30일 새벽,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고 잠결에도 꽝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실내 가구와 에어컨 등 벽에 부착된 기물들이 흔들렸다고 한다. 2016년 9월,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인 5.8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에서 또다시 지진이 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에 떨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현재까지 규모 2.0 이상 지진이 99번 났다고 한다. 이번 지진은 99번의 지진 중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가장 컸던 것은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서 발생한 규모 4.5 지진이다.

지진은 자연재해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재해이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정도의 재해이다. 오래전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결코 아님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이 계기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여기에 본진 발생 일주일 후 규모 4.5의 지진이 또다시 발생했고, 9월 20일에는 여진 횟수가 400회를 넘어서면서 그 공포가 상상을 초월했을 정도였다. 정부는 지진 피해로는 처음으로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까지 했다.

이듬해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진도가 포항시를 흔들었다. 경주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피해 규모로는 경주 지진을 뛰어넘었다. 다음 날로 예정된 수능을 연기시키게 만들었고, 천 명이 넘는 이재민을 발생케 했다. 아직도 주민들은 지진으로부터 당한 트라우마를 털어내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번 경주 지진은 다행히도 인명피해가 없다고 한다. 경주는 역사적인 문화유적이 많은 곳이다. 지난 2016년 9월 지진 당시, 불국사 다보탑 난간석이 주저앉고 대웅전 지붕과 담장 기와가 파손되었다. 첨성대는 북측으로 2cm, 동측으로 1cm 내외의 기울기 변화까지 생겼을 정도였다. 문화유적에 대해서도 피해 현황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지진의 피해는 100%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해주는 내진설계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지진 대비 규정 및 건축 기준을 위반하는 곳은 일벌백계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또한, 지진 예방 및 행동 수칙 매뉴얼에 따른 반복 훈련으로 절로 몸이 따라가게 해야 한다.

지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2~3년 내 규모 5의 지진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경주에서 난 지진 문자를 왜 상관도 없는 서울 사람한테 보내서 잠도 못 자게 하느냐?’라는 식의 민원이 굉장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우리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문자이다. 허투루 보면 언젠가 크게 다칠 수 있다. 경주의 지진은 물러간 게 아니다. 언제 어디서 느닷없이 또 올 수 있기에 모두가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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