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 그리고 그런 미국과 양강 관계로까지 부상한 중국. 1·2위 국가로 평가받는 만큼 두 나라의 국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승자독식(勝者獨食)의 논리가 지배한다고 믿고 있는 국가들답게 미·중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중국 견제로 외국자본이 중국에서 자금을 급격하게 회수하고 있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거래를 제한하는 디리스킹(De-risking)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된다면, 미·중 경제의 탈동조화(디커플링, De-coupling)도 재부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치러진 대만의 총통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라는 의미로 국제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만은 그간 미국과 전방위적으로 협력체계를 갖추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으며,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여기며 이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미국의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에는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올해 1월 중국은 대만의 독립이 대만을 위태롭게 할 것이며, 미·중관계 역시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국회도서관은 지난 26일 ‘현안, 외국에선?’(통권 제76호)를 발간하면서, 대만에서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이 재집권한 것과 관련해 동아시아 정세의 변동에 대해 다뤘다.

지난 1월 13일 치러진 대만 제16대 총통선거에서는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4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2위의 중국국민당(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의 득표율은 33.49%였으며,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는 26.46%의 득표율을 획득했다.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큰 차이로 민진당이 정권을 연장한 것으로 국민당과 민중당이 후보를 단일화하지 못한 것이 패배로 이어진 것이다. 해당 선거 결과로 민진당은 대만 역사 최초로 12년 연속으로 집권하게 됐다.

민진당은 친미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신임 라이칭더 총통은 전임보다 더욱 강경한 대만 독립파이기에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고,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여소야대(민진당 52석, 국민당 52석, 민중당 8석) 국면이기에 대만은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있다.

민진당의 재집권에 대해 미국과 EU, 일본 등은 정부 차원에서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반면 중국은 민진당의 재집권에 대해 그 의미를 축소했으며, 러시아 역시 중국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가장 큰 이슈가 발생할 상황은 오는 5월 20일로 예정돼 있는 총통 취임식이다. 지난 2020년 전임 총통 취임식 당시 47개국의 고위인사들이 축전을 보낸 것과 관련해 중국 국방부는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했으며, 특히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축사가 미·중 군사 관계발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적으로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이 강화될수록 우리 기업에는 타격이 될 수 있으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양안 간 무력충돌에 미국이 개입할 경우, 전 세계 GDP의 10%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과 우리의 경우에는 그 피해가 GDP의 23.3%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군사적으로도 주한 미군 중 2개 전투 비행대대가 차출될 가능성이 있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는 동맹 관계이면서 중국과도 전략적인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는 입장이기에 대만 문제는 경제·외교·군사적으로 무척 민감한 과제다.

이에 국회도서관 보고서는 우리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협력을 하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세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디리스킹과 기회 확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