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곤충을 포함한 동물의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교미와 희생이다. 잠자리도 인간 못지않게 교미, 섹스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그 교미형태 또한 다양하다. 교미를 하기위해 죽이거나 신체부위를 훼손하기도 한다.

사마귀암컷은 교미를 하기 위해 수컷종아리마디와 넓적다리 마디를 씹어 먹어버린다. 그리고 수컷의 눈을 갉아먹고 머리를 잘라 먹는다. 수컷은 머리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발정을 한다. 왕성한 성행위를 위해 발악을 한다. 그 때 암컷이 음부를 펼쳐 교미를 한다. 사마귀 암컷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수컷을 죽인다.

장수풍뎅이수컷도 사마귀수컷과 같이 교미를 하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 장수풍뎅이수컷은 교미가 끝난 직후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사마귀수컷과 장수풍뎅이수컷은 세상에 태어나 한 번의 교미를 끝으로 일생을 마친다. 가끔 여름철 들녘에서 죽어있는 사마귀날개 부분을 볼 수 있다. 그것들이 암컷의 교미상대로 희생된 수컷의 사체일부다.

또 홍반디는 짝짓기를 할 때 암컷이 날개를 살짝 펼친다. 그 날개 사이로 수컷이 올라탄다. 수컷이 낫 모양의 턱으로 암컷의 오른쪽 겉날개 어깨부위를 깨문다.

부채장수잠자리는 교미를 하기 위해 수컷이 암컷 복부 부속지를 움켜잡아 암컷머리에 2개~6개의 구멍을 뚫는다. 왕잠자리 또한 잔인하다. 왕잠자리 수컷은 암컷의 겹눈 표면에 구멍을 낸다. 그리고 교미를 한다.

또 측범잠자리는 교미를 하기 위해 수컷의 항문 상판에 위치한 외측말단돌기로 암컷의 겹눈 가상 자리에 상처를 입힌다. 그리고 암컷의 머리 뒷부분에 구멍을 낸다.

교미는 수명과도 무관하지 않다. 밀가루딱정벌레는 암컷과 함께 있을 때는 50주를 사는데 수컷들만 살 경우는 암컷과 교미를 못한 수컷은 정액이 공기와 반응하여 응고 몸의 끝부분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신체기능을 저해 15주 이상 살지 못한다.

교미와 관련 웃지 못 할 곤충도 있다. 장수풍뎅이는 빤짝이는 맥주병을 암컷으로 착각하고 그 맥주병에 교미를 시도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놈은 개미에게 교미를 시도하다 물려 죽기도 한다.

교미를 할 때 자세로는 대부분 암컷의 등 뒤로 수컷이 올라타 교미를 한다. 특이하게 말馬은 암컷과 수컷이 사람과 똑같이 배를 맞대고 얼굴을 마주보고 교미를 한다.

그 중에서도 사람은 성행위자세가 다양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성행위 중 여자가 남자의 몸을 꼬집거나 물어뜯기도 또 소리를 내며 울부짖는 행위를 한다.

인간들의 섹스행위는 그야말로 백태다. 그럼 섹스를 왜 하는가? 쾌락, 아니면 종족의 대 잇기? 그 이유야 어떻던 수컷사마귀와 장수풍뎅이수컷은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의 교미와 목숨을 바꾼다. 또 잠자리는 순간의 쾌락을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몸에 입으면서까지 교미를 한다.

이유야 어떻던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과 수컷의 존재, 섹스라는 기능 그 행위로 느끼는 쾌감, 그 모든 것 하등동물도 고등동물도 다를 바 없다.

섹스는 쾌감뿐만 아니라 수명과도 무관하지 않다. 밀가루딱정벌레는 수컷만 살 경우 수명이 1/3로 단축된다. 반면 암컷과 섹스를 하면 수명이 3배로 연장된다.

아무튼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과 수컷이 구별되는 순간 암컷은 수컷을 수컷은 암컷을 필요로 하게 돼 있다. 그와 함께 섹스라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돼있다.

섹스의 매력 섹스의 효과는 포악하고 잔인한 동물의 성질을 온순하고 선한 성질로 동물의 세계를 평온하게 하는데도 한 몫을 한다. 섹스가 갖는 장점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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