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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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야 할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돌파하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다음달로 예상되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 등이 작용하며 가격이 급 상승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이 SNS에 올린 고수익 인증 사진까지 등장하면서 비트코인 광풍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 속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상 안전자산 가격이 오르면 위험자산 가격은 내려가는데 금과 비트코인이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장이 시작됐다'는 낙관론과 '(거품이)꺼질 때가 됐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한때 9400만원까지 밀렸다가 현재 9900만원을 회복했다. 본격적인 불장 진입에 앞서 일시적 후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9000만원 후반대에 머무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저점'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인정한다면 지금이라도 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와 달리 ETF를 통해 유입된 기관 수요와 올드머니(old money·물려받은 부)가 비트코인 고공행진을 부추길 것이란 설명이다.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꾸준히 올랐던 만큼 이제는 떨어질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각을 견지하는 전문가들은 "조정을 겪는다면 최대 7700만원까지 빠질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미실현 이익 마진이 57%에 도달했다. 통상적으로 이런 추세일 때 시장은 조정을 겪었고, 단기 보유자의 판매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코인시장은 과연 안전한 시장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전망처럼 비트코인이 개당 2억원을 넘기고, 어쩌면 그 이상을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높은 가격에서는 언제나 공포와 탐욕이 상존한다. 과거 주식 시장이 그랬다. 이번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없었던 사람들까지, 사실상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더욱 투자에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 

이럴수록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변동성이 크고 예측하기 힘든 만큼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 허용에 앞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한 건 그 점에서 잘한 일이다. 투자자 역시 상승장에서 소외됐다는 이유로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투자하고 보는 포모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흐름은 일순간에 뒤바뀔 수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 몫이기 때문이다. 홍콩ELS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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