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류근원
동화작가 류근원

진즉 터질 게 이제야 터졌다.

자아도취에 빠져 막말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직격탄을 얻어맞았다. 정치인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선거철이 아니었으면 얼굴에 철판 깔고 당당하게 다닐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감싸고 토닥이던 정당의 대표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유유상종이니 그런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감싸고 돌았다. 여야 막론하고 똑같다.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확정한 정봉주의 ‘목발 경품’ 발언이 불을 질렀다.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 제1보병사단 소속이던 하재헌 하사는 수색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고 말았다. 두 다리를 잃어야 했다. 하 하사를 부축해 귀대하던 김정원 하사 역시 추가 폭발로 한쪽 다리를 잃고 말았다. 나라를 위해 다친 장병들은 최고의 예우를 해 주어야 한다. 국민은 너나 가릴 것 없이 한마음으로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야 한다. 그게 반듯한 나라이다. 정봉주가 유튜브 방송에서 같이 나온 사람들과 낄낄거리며 한 말이다.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

정봉주는 부상 장병들에게 사과했다 했지만 새빨간 거짓이었다. 낄낄거리는 웃음소리에 이재명 대표까지 떠올랐다. 0점 맞은 공천후보자도 있다며 실실 웃던 그 모습,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장예찬도 마찬가지다. 2014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해괴한 글을 올렸다. 아무리 젊었던 시절, 치기에 그랬다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글이다.

국민의힘 도태우는 5·18 폄훼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뒤따라올 파장을 알고서도 그랬다면 자격이 없어도 한참 없는 사람이다. 같은 당 조수연 후보는 2017년 SNS를 통해 “그때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그들은 봉건적 조선의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는 해괴망측한 글을 올렸다. 그는 광복회를 찾아 큰절 사과까지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양문석도 마찬가지이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을 향해 수박 깨러 가겠다는 발언으로 당 징계까지 받았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이라고 비하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재명 대표는 황당무계한 말로 그를 감싸고 있다. 계속 감싸고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 속담에는 경솔한 말을 경계하는 속담이 많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혀는 제 몸을 패는 도끼와 같다.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말 때문에 죽는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이제 총선이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도려낼 후보들은 아직도 많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두고 막말을 해댄 후보들, 이들도 도려내야 한다. 불공평하지 않은가? 정치판에 기생하던 막말 종양은 이 기회에 도려내야 한다.

성경 잠언에 이런 글귀가 있다. “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입을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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