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사람들은 내게 복을 주소서 하며 그 무엇인가에 열심히 빈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가 주신 복이라 생각하고 감사해 한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 모두가 자신의 생각일 뿐 근거도 확인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한 마디로 복을 받는다고 믿는다.

그에 반해 주는 복을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 복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복을 짓자고 한다. 복을 짓자, 조복造福 그 운동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

그가 퇴계 이황선생의 16대 종손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설립자 이근필이다. 이근필께서는 한마디로 복 받으세요 가 아닌 스스로 복 받는 일을 하자라는 의미로 복을 짓자는 운동을 펼친다고 했다.

이근필은 견선여기출見善如己出 남의 선행을 발견하거든 내 몸에서 나온 것처럼 반기고 꼭 배워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하고 또 과측물탄개過測勿憚改 잘 못한 일을 저지르면 꺼리지 말고 사과하고 고치자며. 은악隱惡 남의 흉과 허물은 입에 담지 말고, 양선揚善 남의 선행은 드높여서 내 몸에 지니도록 하자. 그리고 책인지심책기責人之心責己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오히려 자기를 꾸짖고, 여기지심여인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자. 그렇게 말한다.

20세기 중후반 이후 어찌 된 일이지 인간이라는 동물들 하는 짓이 닭이나 개돼지만 못한 사람이 적지 않다. 과측물탄개過測勿憚改 다시 말해 잘 못한 일을 저지르면 꺼리지 말고 사과하고 고쳐야 하는데 고치기는커녕 당치 않은 거짓으로 변명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은악 남의 흉과 허물을 입에 담지 말라 했는데도 그와는 달리 없는 허물까지 만들어 망라니 날뛰듯 동네방네 떠돌며 개짓듯 그것도 모자라 텔레비전에 등장 사람들의 귀와 눈을 속이는 일에 혈안이다. 그것도 지성인이란 사람들이 더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남이 하는 선행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잘 못 된 점이 있거든 어물쩍 넘기거나 변명하려하지 말고 잘 못된 점에 대해 솔직히 들어 내 진심으로 용서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남의 흉허물을 보고 듣더라도 못보고 못들은 척 지나치되 그와는 달리 선행을 보면 칭찬을 하고 그와 같이 따라 하고 자신의 잘 못에 대해 혹독하게 꾸짖으며 남의 잘 못을 보거든 진심어린 마음으로 용서한다.

모두가 견선여기출, 과측물탄개, 은악, 양선, 책임지신책기, 여기지심여인, 그런 정신 그런 자세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만이 이 세상 사람들 너나없이 모두가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욕심이라는 심리 그 때문에 그렇지를 못해 안타깝다.

인간이라면 궁극적으로 너나없이 갈구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행복한 삶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남의 선행은 칭찬하고 배워 실천하고 잘 못이 있으면 꺼리지 말고 사과하고 고치되 남의 흉과 허물은 입에 담지 말고, 남이 하는 선행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말고 자기 자신의 잘 못에 대해 스스로 꾸짖고 남의 잘 못에 대해서는 가급적 용서뿐만 아니라 바로 세우도록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면 모두의 삶이 행복할 것이다.

19세기 이후 현대사회는 지나치게 권력을 탐내고 물질을 중시 부도덕한 사회로 급속히 변화 행복과는 거꾸로 가는 세상이 됐다. 서글픈 일이다. 이제부터 받는 복 보다 스스로 복을 짓도록 노력함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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